8월 제철 생선 덕자(병어)에 관하여



 

덕자는 병어일까? 제철 덕자생선의 역사와 우리가 사랑해 온 맛

생선 이름 가운데는 같은 생선을 두고도 지역이나 크기, 생김새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제가 관심을 갖게 된 생선도 그렇습니다. 바로 덕자입니다.

덕자라고 하면 큼직하고 살이 도톰한 생선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지만, 막상 덕자가 정확히 어떤 생선인지 설명하려고 하면 조금 헷갈립니다. 특히 병어와 닮았고, 어떤 자료에서는 큰 병어를 덕자라고 부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덕자는 정확히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덕자를 단순히 맛있는 생선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덕자라는 이름이 어떻게 사용되어 왔는지, 우리 조상들은 병어를 언제부터 먹었는지, 덕자는 어떤 방식으로 즐겨왔는지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직접만든 덕자찜이미지


1.덕자라는 이름이 특별한 이유

먼저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시장이나 산지에서 사용하는 ‘덕자’라는 이름은 생물학적인 공식 종명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이나 유통 현장에서는 큰 병어를 덕자 또는 덕재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전통문화포털의 한식문화사전에서는 이용기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을 근거로 병어 가운데 큰 것을 ‘덕재’ 또는 ‘덕자’라고 불렀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덕자를 이야기할 때는 단순히 “덕자는 병어와 완전히 다른 생선이다”라고 단정하기보다, 전통적인 식문화에서 사용되어 온 이름과 생물학적인 분류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 하나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을 어떻게 보고 먹어왔는지가 담겨 있는 셈입니다.

2.우리 조상들은 언제부터 병어를 먹었을까?

덕자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병어의 오래된 식문화와 만나게 됩니다.

병어는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를 비롯한 주변 해역에서 오래전부터 잡아 먹어온 생선입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토산물 기록에는 경기도와 전라도 일부 지역의 특산물로 병어가 등장합니다. 이를 통해 적어도 수백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병어를 어획하고 이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전이 1814년에 쓴 『자산어보』에도 병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흑산도 주변 바다의 생물들을 직접 관찰하고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리한 어류 기록으로, 우리나라 수산생물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당시 기록에서도 병어의 모양과 맛에 대한 관찰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병어는 뼈가 비교적 연하고 맛이 좋아 회와 구이, 국 등 여러 음식으로 이용하기 좋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별미로 생각하는 병어가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밥상에 올라왔던 생선이라는 이야기입니다.

3.병어와 덕자는 어떻게 다를까?

병어는 몸이 둥글고 납작하며 은백색을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몸이 옆으로 매우 납작하고 입이 작으며 비늘도 매우 작습니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 많이 분포하며 여름철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들어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덕자는 왜 병어보다 훨씬 크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전통적인 명칭에서는 큰 병어를 따로 덕자 또는 덕재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덕자병어’라는 이름을 접하는 것도 이러한 식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다만 지역에 따라 ‘덕자’라는 이름이 다른 생선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구입할 때는 판매자가 어떤 생선을 덕자라고 부르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이름의 혼용 자체가 우리나라 수산물 문화의 재미있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덕자 생선  직접 직은 이미지


4.덕자는 언제 가장 맛이 좋을까?

병어는 대표적인 여름철 생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안의 병어는 6월 무렵 산란을 위해 내만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문헌에서도 병어를 여름철의 맛있는 고급 생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덕자 역시 산지와 어종, 어획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여름철에 만나는 대표적인 제철 생선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제철 생선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특정 달에만 먹을 수 있어서가 아닙니다.

계절에 따라 생선의 활동과 먹이 섭취, 산란 등의 생태적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같은 생선이라도 계절에 따라 살의 상태와 맛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계절에 따라 가장 맛있는 생선을 찾아 밥상에 올렸던 것 같습니다.

5.덕자의 여러가지 먹는 방법

덕자와 병어는 한 가지 방법으로만 먹었던 생선이 아닙니다.

오래된 기록을 살펴보면 병어는 회, 구이, 국 , 찌개등 여러 방식으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오늘날에도 지역과 가정에 따라 회, 구이, 찜, 조림 등 다양한 형태로 즐깁니다.

특히 산지에서는 싱싱한 생선을 회로 즐기는 문화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덕자가 회로 적합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회로 먹을 때는 어종과 선도, 위생적인 손질 및 보관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6. 덕자의 어획시기와 서식지

여기서 먼저 덕자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대상을 구분해야 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병어와 덕대는 서로 다른 어종이지만 생김새가 비슷하고, 우리나라 서·남해안 연안에 분포하며 어획 시기도 비슷해서 현장에서는 이름이 혼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덕대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 황해·발해·동중국해 등에 분포하고, 산란기는 5~7월, 산란장은 연안의 얕은 바다입니다.

병어 역시 5~8월에 많이 잡히며, 서해와 남해를 비롯해 동중국해 등에 분포하고 수심 5~110m 정도의 진흙 바닥 연안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것으로 소개됩니다.

7.제가 처음 맛본 덕자, 자산어보에 기록된 덕자, 동의 보감에는 기록 되어 있을까?

사실 저는 덕자를 이번에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직접 맛본 것은 처음이었고, 이번에는 찜으로 요리해서 먹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크기가 병어보다는 좀 많이 크고 못생겼다는생각이 지배적이 었지만 집에와서 요리를 해보니

먹어본 생선찜 중에 최고 였습니다. 남편도 꼭같은 말을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맛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담백하고, 살은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했고, 생선에서 느껴질수 있는 비린맛 보다는 깊은 감칠맛이 올라왔습니다. 

너무 맛있는 생선에 반해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Chatgpt에게  동의보감에 나오는 덕자에 관해서 서술해 달라고 했더니 동의보감에는 기록된것이 없고 자산어보에 나온다는 정보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실제 바다 생물을 관찰해 기록한 책이고, 

최근 어류학 연구에서도 《자산어보》에 112개의 어명이 기록되어 있으며, 

어종의 형태뿐 아니라 산란기·어기·이용법·약제 이용 등에 관한 내용을 기록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여수 지역 식문화 자료에서도 정약전이 《자산어보》에서 병어를 ‘편어(扁魚)’로 기록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여수에서는 큰 병어를 덕자라고 부르는 관습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덕자생선 두마리


7.이름 하나에 담긴 우리 생선 문화

덕자를 알아보다 보니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우리는 생선을 단순히 ‘어떤 종인가’만으로 불러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크기가 크면 다른 이름을 붙이고, 산지에 따라 다른 이름을 부르고, 맛과 쓰임에 따라 특별하게 구분하기도 했습니다.덕자라는 이름 역시 그런 오랜 식문화 속에서 만들어지고 이어져 온 이름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문헌에 병어가 등장하고, 이후의 음식 관련 기록에서 큰 병어를 덕자 또는 덕재라고 부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마트나 수산시장에서 손쉽게 생선을 만날 수 있지만, 옛사람들에게 바다는 계절과 날씨, 생업이 모두 연결된 삶의 공간이었습니다.

그 바다에서 잡힌 제철 생선을 가장 맛있을 때 밥상에 올리고, 지역마다 자기만의 이름으로 부르며 이어온 것이 지금의 우리 음식문화가 된 것입니다.


마치며

처음에는 시장에 가끔 나오기는 해도 한번도 먹어 보지 못한 생선이었지만 그 맛에 반해 덕자생선을 주제로 포스팅 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고, 조선시대 문헌에 남아 있는 병어의 기록까지 살펴보니 생선 한 마리도 그냥 생선 한 마리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수백 년 전 우리 조상들이 바다에서 만나고 밥상에 올렸던 생선이고, 오늘날에도 산지와 지역의 식문화 속에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철에 만나는 덕자 한 마리에는 바다의 계절과 오래된 식문화,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현재 우리의 식탁위의 삶​이 함께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덕자찜 하려고 새벽시장 나갔다가 생선가게 주인이 생선회로 먹을 만큼 싱싱하다고 하여 두마리를 샀는데 저는 찜으로 해 먹었지만 좋아 하시는 분들은 회로도 먹나봅니다. 다음에는 회로 먹어보고 다시 블로그 포스팅으로 돌아 오겠습니다. 오늘은 제철 생선 덕자를 주제로한 포스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 a Comment

다음 이전